김괜저 00:01 우리 무슨 얘기할지 안 정하고 시작했는데 꿈 얘기도 되게 재밌겠다. 꿈 얘기 거의 한 바닥 한바탕 할 수 있잖아.근데 우리 막 누군지 얘기 안 해도 돼?
문호영 00:13 우리가 각자가 누군지를?
김괜저 00:15 듣는 사람이 그래도 목소리라도 구분을 하게... 그러면 나부터 소개를 하지 나는 김괜저야.
문호영 00:26 김괜저는 뭘 하는 사람이야?
김괜저 00:29 김괜저는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사람인데 글을 쓰기 위해서 좀 인생 경험을 많이 해야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인생 경험을 하다가 글을 영원히 못 쓰는 그런...
김괜저 00:44 그런 사람인 것 같애. 그래서 그런 인생 경험 중에 요즘에는 집 고치는 걸 많이 하는데 그래서 여기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도 이제 고쳐야 되고 우리가 지금 녹음하고 있는 여기 공간도 고쳐야 되고 이래서 글을 쓸 수는 없다.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런 사람이야.그러면 앞에 있는 사람이 이어서 소개를...
문호영 01:10 이어서 말하자면 나는 호영이고
문호영 01:13 주로 번역 일을 하는데 마찬가지로 요새는 또 글을 쓰는 어떤 마감이 생겨가지고 그 글도 써야 되는데 또 다른 일들 때문에 글쓰기가 어려워서 이런 뭔가 녹음을 하면서 말로 좀 해보자고 했을 때 그게 되게 혹해서 오게 된.
최재원 01:39 나는 최재원이고 오히려 괜저랑 좀 반대로 글 쓰느라 삶을 못 살고 있어서
최재원 01:49 삶을 좀 살아보려고 여기에 왔고 친구들을 만나면 되게 말이 끊기지 않고 아무 생각이 없이 가도 말이 끊길 새가 없고 글 얘기하면 하루가 다 가는데 막상 글을 쓰면 되게 뭔가 잘 쓰려고 노력하는 그런 거에 비해서 너무 맨날 지지부진하게
최재원 02:11 근데 쓰기는 뭘 쓰거든 근데 그게 너무 되게 약간 못 쓰지도... 엄청 못 쓴 글은 되게 redeeming한 게 있잖아 근데 이거는 그냥
김괜저 02:30 엄청 못 쓴 글은 어떻게 redeeming한 거야?
최재원 02:33 엄청 못 쓴 글은 되게 그 나름의 신선함이 있달까? 남이 쓴 것 같진 않은데 되게 못 쓴 진짜 처절하게 못 쓴 글은 그것이 그 글의 특징이잖아? 그래서 그게 기억에 남아 근데 되게 mediocre하게 이도저도 아닌 글은
최재원 02:54 실패도 제대로 안 해본 이도 저도 아닌 약간
최재원 03:09 얘기를 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여기에 왔어요.
김괜저 03:13 공통점이 다 글을 쓰는 뭔가를 하고 있는데 글보다는 말로 얘기하는 게 좀 나을 것 같아서 그랬다. 나는 좀 그냥 왜냐하면 나는 글을 쓰는 게 시작하는 게 어려운데 그게 좀 상대방이 그려지지 않아서인 경우가 많은 것 같거든 그래서
김괜저 03:35 상대방 대화가 더 편한 이유가 여기 앞에 사람이 있으니까 이 사람이 어떤 생각할지 보고 반응을 보면서 얘기할 수 있으니까 말이 좀 술술 나오는데 글로 쓰면 나한테 대화하고 있는 것 같아서 느낄 때는 그것대로 못 쓰겠고, 또 전 세상 모든 독자 이렇게 생각하면... 난 항상 전 세계인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김괜저 03:57 더욱더 못 쓰고. 예를 들어 전 세계인이라고 하면 막 진짜 한국 사람도 좋아해야 될 것 같고 미국 사람도 좋아야 될 것 같고 남녀노소여야 될 것 같고 막 퀴어도 좋아야 될 고 스트레이트도 좋아해야 될 것 같고 심지어 최근에 안 좋은 일을 겪은 사람도 이 글을 읽을 때 마음이 편안해야 될 것 같고 이런 생각을 한단 말이야.
김괜저 04:17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거를 쓰다가 나도 만족이 안 되니까 그냥 시작조차 제대로 못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 같아요. 욕심이 많아, 맞아.
문호영 04:28 되게 독자에 대해서 엄청 친절한 글쓰기를 하려고 하는구나.
김괜저 04:32 근데 또 너무 친절하지 않게 또 이제 눈치 게임도 해야 되니까 너무 힘든 거지.그래서 나는 재원이랑 나랑 같이 얘기를 하면 늘 비슷한 고민을 반대 쪽에서 하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은데 나는 욕심이 많은 것 같고 이 사람은 욕망이 많은 것 같아.
최재원 04:48 나는 나를 만족시키고 싶은 거야 그러니까 거기에 대한 욕심이 되게 욕망이든 욕심이든 되게 되게 많고 일단 내가 만족하면
최재원 04:58 뭐 내가 만족하는 게 일단 최우선이야.
김괜저 05:01 (재원은) 진짜 생각보다 남의 시선에 대해, 생각보다는 아니긴 하지... 정말 남의 시선에 그러니까 남의 시선 때문에 뭐 이런저런 결과가 나오는 거는 연연하지만 남의 시선 자체에 대해서는 진짜 연연하지 않는 것 같아 되게 부러운.호영이에게는 남이란?
김괜저 05:20 어떤 존재야
문호영 05:24 나는 그냥 퇴고를 할 때 독자를 더 생각하게 되는 것 같은데 나도 처음에 그냥 쓸 때는 누가 이걸 읽을 거라고 생각을 하면 못 쓰겠어.그래서 너무 자기 검열이 심해서 그래서 그냥 아무도 안 읽을 거다라고 생각을 하거나 아니면 내가 이 주제나 어떤 감정에 너무 휩싸여 있어서 그런 생각이 아예 안 들 때 그때 잘 써지고.
문호영 05:48 그래서 일단 그렇게 쫙 쓴 다음에 고치면서 아 이거는 이렇게 말하면 못 알아듣겠구나 이런 걸 이제 고치게 되는 그런 수준인 것 같아.예전에는 그냥 글을 쓰면서 초고 단계에서 이미 계속 고치면서 썼거든 그러니까 너무 그냥 못 쓰는 거야 계속 걸리는 게 너무 많아서.
문호영 06:10 그래서 그냥 요새는 이제 어느 정도 터득한 방법은 그냥 처음에 쓸 때는 멈추지 말고 쓰기.
김괜저 06:21 그래서 좀 오늘 그러니까 우리가 근데 어떤 식으로 글쓰기에 대해서 얘기해야 될지에 대해서는 별로 얘기하는 게 없잖아.그냥 푸념만 하다 끝나지는 말자 이 정도만 얘기를 했고 어떤 얘기를 하면 좋을지 자체를 좀 오늘 얘기해보는 시간으로 써보면 좋지 않을까?나중에 이걸 들어보면서 이게 남들이 들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좀 돌려보면서
김괜저 06:44 이런 얘기 꺼내서 에피소드로 해보자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좋을 것 같았어.그래서 나는 약간 꿈 얘기도 재밌는 것 같고 우리가 어쨌든 글을 쓴다고 표현하지만 사실 우리가 지금 말하는 글을 쓴다는 거는 우리가 진짜 좋아하고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얘기하는 거고 실제로는 그 비스무리한
김괜저 07:06 일을 업으로도 하고 다른 글도 써야 되고 막 이렇게 하잖아.그래서 나는 그런 것도 재밌을 것 같아 그냥 글을 써야 되는 다른 종류의 일과 진짜 쓰려고 하는 글이랑 어떻게 다른 건 뭐가 다른 건가, 왜 힘든 건가, 이런 얘기도 재밌을 것 같고.
문호영 07:24 그리고 나 오늘 오면서 생각한 게 여기 오기 전에 이제 <털 난 물고기 모어>라는 책을 조금 읽다가 왔는데 그 책을 읽다 보니까 이제 뭔가 쓰고 싶어지는 거야.그래서 뭔가 나를 쓰고 싶게 만드는 것들이 뭔지 어떤 때 그런 느낌이 오는지 그런 걸 좀 얘기를 했으면 좋겠어.그래서 나도 계속 이런 순간들을 찾아야 되는데 다른 사람들은 언제 그렇게 되는지.
김괜저 07:50 맞아 어제 우리 그저께 모어 님 드랙퀸 모어 님 공연 갔다가 만났는데 끝나고 약간 왠지 좀 시간을 좀 여운을 같이 즐겨야 될 것 같아서 같이 걸었는데 걷는 동안 그러니까 우리는 그걸 본다고 해서 갑자기 드랙이 하고 싶거나 춤을 추고 싶다기보다는 우리가 하는 방식인 그 일로 뭔가를 하고 싶다는 느낌을
김괜저 08:10 되게 받았던 것 같고. 모어 님도 글을 썼는데 그 글은 정말 보면 글이 자기 안에서 그냥 쏟아져 나온 것 같은 그런 글이거든 되게 진짜 저렇게 글 쓰는 거를 경험을 좀 하고 싶다. 이런 느낌 나도 받았던 것 같아.
김괜저 08:30 어떨 때 글을 쓰고 싶어져?
최재원 08:34 나는 아까 그렇게 좀 쏟아져 나오는 그런 시기가
최재원 08:38 있고
최재원 08:40 내가 제일 잘 안 되는 게 내가 쓴 글을 다시 보는 게 진짜 잘 안돼서 나는 한 호흡으로 끝을 내지 않으면 다시 그걸 보지 않아.나중에 퇴고하고 이렇게 묶을 때는 그 글을 어쩔 수 없이 다시 보는데 그때는 약간 되게 테크니컬한 거 운율이라든지 아니면 내가 원하는 대로 이렇게 조금 조금 바꾸고 그렇게는 볼 수 있는데 내가 써놓고 이걸 연결을 해서 잘 못 써.그래서 한 번
최재원 09:07 뭔가 떠오르면 약간 치솟아 오르는 대로 무조건 끝을 끝까지 써야 돼.그래서 뭐 시집에 들어간 좀 긴 것들 다 한 번에 썼어.한 번에 그냥 앉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되게 긴 것도 그래서 그렇게 했을 때 좀
최재원 09:30 그러니까 초고 한 번에 쓰고 계속 고쳐 쓰지 않듯이 이렇게 한 번에 쓰는 쓸 때가 제일 좀 어떻게 보면 좀 가려지지 않은 것들이 잘 나오는 것 같고 근데 그게 어떤 때 그런 생각이 드냐면 뭔가 내가 되게 좋아하는 걸 보고 나서 주로 그런 것 같아.
최재원 09:54 진격의 거인, 뭐 태민, 되게 아름다운 뭔가 상상을 하고 나서 아니면 진짜 아름다운 풍경을 봤다거나 그런 아름답고 나의 그 아름다움의 기준에 맞는 것들 그런 것들을 봤을 때 진짜 막 퐁퐁퐁 솟아 올라.혹은 되게 아름다운데 내가 좀 싫은 거 예를 들어서 뭐 찰스 부코스키 책이라든가.
최재원 10:22 뭔가 되게 반감이 드는 어떤 걸 볼 때 또 되게 영감이 떠올라.왜냐하면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랑 너무 다르니까 좀 나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내 머리 밖으로 좀 나올 수 있는 기분이어서 그럴 때도 쓰고 싶은 감정이
김괜저 10:46 신기하다
최재원 10:48 그리고 아예 관계없는 것을 봤을 때도. 되게 최근에는 아이다.
김괜저 10:55 베르디의 오페라?
최재원 10:57 베르디의 오페라. 그거를 헌 책방에서 악보를 봤어 근데 그냥 그게 독일어로 돼 있으니까 독일어 가사가 있고 그 밑에 영어 가사가 있고 그리고 이제 악보니까 악보가 쭉 있고 근데 그 악보도 이게 오페라니까 하나로 그냥 노래처럼 쭉 이어지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에 사람들이 바뀌고 또 들어오고
최재원 11:22 그러잖아. 근데 그게 스토리가 꽤 복잡한데 대사도 되게 짧잖아.이게 노래 안에 길게 우리가 어쨌고 막 이 히스토리가 어쨌고 이런 걸 다 얘기할 수 없으니까 되게 짧은데 그런 배경과 감정과 이런 것들이 다 표현되는 것도 되게 재밌고 약간 특히 이거 들을 때는
최재원 11:48 잘 몰랐는데 이걸 읽으니까 읽으면서 여러 일단 멜로디 라인이 있고 엄청 다양한 음표들이 있고 그리고 중첩이 되잖아. 목소리들이 이게 나오고 거기에 이게 나오고 거기에 이게 나오고 그런 게 진짜 재밌더라고.
김괜저 12:03 진짜 이 얘기는 나중에 시집 나오고 인터뷰 같은 데 해서 하면 진짜 약간 천재 시인으로
김괜저 12:12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은...왜냐하면 오페라는 진짜 오페라를 보통 악보를 볼 때는 대충의 스토리를 이미 알고 스토리가 아니라 그걸 어떻게 이제 무대에 올릴까 하는 관점으로 보거나 이런 건데 그거를 이라고 글을 어떻게 생각하면서 그걸 캐릭터랑 이렇게 대사랑 생각하면서 읽는다는 것이 너무 재밌는 발상인 것 같아.
김괜저 12:39 신기해 되게 그리고 되게 그러니까 글이 아닌 거에서 주로 영감을 받는 거 같아.
김괜저 12:48 글이랑 멀리 떨어져 있는 거
최재원 12:49 근데 괜저도 가사를 굉장히 좋아하고 마치 거의 가사를 모든 가사 세상의 모든 가사를 다 알 것 같은 수준으로 가사를 잘 아는데... 가사 컬렉터
김괜저 13:04 근데 되게 신기하게 나는 시집을 거의 안 읽고 시를 진짜 최재원 씨의 등단과 함께
김괜저 13:10 접했다고 해도
김괜저 13:12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 문외한이었는데 가사는 되게 좋아하고 가사라고 생각하면 그게 술술 읽히고 기억에 계속 남고.그리고 음악을 들을 때도 내 친구들 진짜 음악 좋아하는 애들 중에 가사는 전혀 안중에도 없는 친구들 많은데 나는 무조건 가사를 위주로 곡을 기억하거든.
김괜저 13:33 되게 어려서부터 가사랑 그리고 번역도 가사 번역을 어떻게 하는지 이런 거에 되게
김괜저 13:41 되게 좀 곤두서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번역도 다른 번역은 자신이 없는데 가사 번역은 해보고 싶다. 재밌겠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들고.가사에서 정서가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서 되게 생각을 많이 그래서 실제로 글 쓸 때도 뮤지컬 가사 같은 거를 약간 어떤 상황에 쳐져 있는 어떤 감정을 전달할까라고 생각할 때 그런 게 먼저 떠올라.
최재원 14:10 나는 이게 되게 사실 생각해 보면 방금 오페라랑 되게 비슷한 게 시를 외우는 건 하나도 없잖아.
김괜저 14:17 연탄재 발로 차지 마라 정도 외롭지
최재원 14:22 그리고 간장 게장...
김괜저 14:24 간장게장... 그리고 그거 뭐지 가까이,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나태주 시인 이런 것만 외우고.그러니까 한 다섯 줄 이내인 거의 국민 시?가 아니면 못 외우지
최재원 14:38 근데 가사는 되게 잘 외워지잖아.근데 생각해 보면 가사가 그 문자가 있고 그 위에 또 다른 어떤 의미에서 그런 문자 랭귀지잖아 음악적 랭귀지가 있는데 그 두 개가 겹쳐져 있는데 예를 들어서 글이 동시에 두 칼럼이 돼 있으면 이걸 동시에 읽기가 되게 어렵잖아.근데 음악은 이 두 개가
최재원 15:02 동시에 가면서도 되게 오히려 쏙쏙 바뀌고 그걸 기억을 되게 더 잘하게 되잖아. 그렇지 그래서 그 부분이 오페라랑 되게 비슷하고 그래서 그런 이렇게 두개 혹은 3개 4개 5개로 이렇게 이렇게 있는데도 그것을 뭔가 이렇게 더
최재원 15:27 뭐라고 그러지 multidimensional하게 이해를 더 공간적으로 뭔가 소리 음악이랑 말을 합쳐서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게 나의 되게 지금 프로젝트 중에 하나고 그거를 좀 엄청 열심히 쓰다가 지금 그것도 7월에 잠깐 되게 열심히 쓰다가 멈추는 데서 아직 못 나가고 있는데
최재원 15:52 여러 칼럼으로 된 식 오페라의 형식이나 가사의 형식을 당연시 그리고 둘 다 다 글자로 돼 있는데 뭔가 뮤지컬 그러니까 음악처럼 들리는 그러니까 이거는 문자로 돼 있지만 어떻게 이렇게 동시에 일어나는 그런 거를 좀 해보고 싶어.
김괜저 16:15 그리고 오페라는 뮤지컬도 좀 그렇지만 오페라는 특히 캐릭터마다 테너와 소프라노와 이런 게 역할이 굉장히 고정돼 있고 진짜 글자 색깔을 다르게 쓰는 것처럼 아예 이런 소리가 들릴 때는 이건 어느 층의 얘기고 이런 게 정해져 있잖아 그런 포맷이 있다는 것도 되게
김괜저 16:37 재밌고 다른 그런 글 같은 지면 같은 데로 옮겼을 때 다르게 표현해 볼 만한 그런 부분인 것 같아. 되게 재밌는 것 같아.
최재원 16:48 그래서 막 연극인데 이 사람이 독백을 하는 거야 그리고 이 사람의 속마음이 있는 거야.아니면 두 명이 있는데 이 사람한테 계속 말을 해 그리고 속마음이 있어 근데 두 개가 한 번에 나오는 거야 한 번에 한 번에 나올 때도 있고 얘가 말만 하고 생각은 비었을 때도 있고 생각은 있는데 말을 못할 때도 있고 겹쳐질 때도 있고 그런 포맷을 좀 쓰고 싶다.
김괜저 17:14 코미디언 중에 Jim Gaffgan이라고
김괜저 17:18 백인 남자 미국 코미디언이 있는데 평소에 말을 되게 느릿느릿하게 하면서 되게 자기 비만이라든지 아니면 당뇨 개그도 하고...사람들이 게을러서 이렇게 살고 있어요, 이런 개그를 많이 하는 사람인데 목소리를 두 개를 쓸 때가 있어.그러니까 '오늘은 이렇게 했다' 그러면 자기 마음속에 있는 얘기를
김괜저 17:45 '이러고 있니' 이렇게 한 번 더 하는 거야.근데 그걸 되게 잘 사용해서 개그를 계속 하는 사람이 있어. 근데 그것도 되게 생각나는 것 같고.내가 그때도 얘기했잖아 나는 하고 싶은 얘기가 그러니까 저번에 내가 최근에 목소리에 대한 글을 쓰는데 나는 목소리를 내리 깔고 싶은 마음도 있고 목소리를 하이톤으로 하고 싶은 마음도 항상 있단 말이야.왜냐하면 목소리를 내리 깔아야
김괜저 18:10 뭐랄까 좀 게이 사회에서 좀 accept 될 것 같고 전체적으로 리더십 포지션을 가질 때 목소리를 깔아야 될 것 같고 이런 게 있으면 목소리를 깔고 싶은데 또 나의 뭐랄까 트루 컬러를 보여주려면, 아니면 나의 excitement를 보여주려면, 또는 누군가와 bonding할 때는 또 목소리를 높여야 될 것 같고.그래서 내가 그때 글에다가 못 썼지만 몽골에서 사용하는 흐미는 두 가지 음을 동시에 낼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머리 두성을 사용해서 두 음을 동시에 내는 게 흐미의 특징인데 그래서 차라리 흐미를 하리...
최재원 18:47 연습해 봐
김괜저 18:48 센트럴 모티프로 글을 쓰고 싶었는데 너무 벽을, 내 안에 센서를 통과하지 못했어.
문호영 18:56 아까 흐미가 뭔지 정확히 모르지만 몽골의 어떤 노래하는 방식인 거야?
김괜저 19:00 음~ 약간 이렇게 하면서 여기 공명음도 나고 막 이렇게 두 가지 음을 내는...
문호영 19:08 그렇구나 그리고 나는 지금 이 얘기를 들으면서 생각난 게 또 어제 이제 다른 친구랑 재원의 시에 대해서 뭔가 얘기를 했는데 재원의 시 중에서 이제
문호영 19:21 발화자가 같은 사람한테 얘기를 하는데 처음에는 이 사람을 뭐 누나라고 불렀나 근데 그러다가 오빠라고 부르기도 하고 뭔가 그런 시가 있다고 들었어 근데 나는 어떤 그 시가 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그 시를 들으면서 그 얘기를 하면서도 생각난 게 그냥 괜저가 말했듯이 뭔가 퀴어로서 또는 어떤 다른 소수자로서 되게 코드 스위칭을 많이 해야 되잖아.그리고 우리가 갖는 이름들도 너무 많고 그래서 목소리도 계속 바뀌고
문호영 19:49 이런 것들이 그래서 그렇게 약간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목소리를 갖고 있는 게 불가피한 사람들인 것 같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꼭 소수자가 아니더라도 근데 너무 소수자로서는 너무 그런 게 일상적이고 만연해 있는 어떤
문호영 20:09 이게 약간 문제로 느껴질 때도 있지만 사실은 그냥 이제 너무 일상이라서 그냥 이런 사람인가 보다 이러고 사는
김괜저 20:18 그렇지
김괜저 20:19 그래서 글 쓸 때도 나의 톤을 어떻게 독자를 생각 안 하고 나를 위한 글을 쓸 땐 편하게 쓰지만 독자가 설정되는 순간 아니면 진짜 책들이 있어서 글을 써야 된다 그러면 되게
김괜저 20:34 나는 되게 고민 많이 하거든 내가 어떤 톤으로 어떤 코드로 얘기를 해야 사람들이 내가 원하는 느낌을 받을까 그래서 책을 쓸 때도 내 책은 첫 책은 연애에 대한 책인데 그럼 연애에 대해서 이해를 하려면 내가 연애를 어떻게 하는 사람인지가 드러나야 되니까.근데 한 문장 두 문장만 읽었을 때 사람이 나를 여자로 느낄까 남자로 느낄까 헤테로로 느낄까 호모로 느낄까 이런 것들을 완전히 컨트롤 할 수는 없지만 되게 신경 써가면서 글을 써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
문호영 21:05 나는 오히려 그의 반대로
문호영 21:08 뭔가 일관된 하나의 목소리를 한 책에서도 뭔가 일관돼야 한다는 그 생각이 너무 싫어서 또는 나한테는 이게 지금 어쨌든 내가 책 계약을 했으니까 어떤 기회가 주어졌는데
문호영 21:24 많은 경우에 트랜스젠더인 사람들한테 어떤 이런 자기의 트랜지션에 대해서만 얘기를 사람들이 물어본다거나 그거에 대해서 얘기를 한 번 하면 그 얘기만 계속 계속 반복되면서 통용되는, 그 사람 영원히 그 사람 그 얘기 하나밖에 없는, 그러니까 당연히 이제 통용되는 얘기가 그거 하나밖에 없는 얘기겠지?
문호영 21:45 근데 그게 너무 싫어서 지금도 그냥 한 책에 되게 다양한 목소리를 담으려고 뭐랄까 어떤 반골적인 거는 딱히 그런 건 아니지만 그냥 쓰다 보니까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쓰다 보니까 너무 목소리가 많은 거야 그래서 이걸 또 어떻게 할 것인가는 편집자의 몫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지금 나는 그냥
김괜저 22:07 편집자 너무 힘들게
문호영 22:08 내가 알아서 쓴다 이렇게 지금 하고 있는데
김괜저 22:11 흐미를 하고 있군요.
최재원 22:14 나도 좀 비슷해 뭔가 하나로 모은다기보다는 뭔가 일단은 욕망 자체가 되게 다양한 거를 보여주고 싶고 약간 오히려 이거는 좀 특히 좀 이렇게 평이한 스토리텔링을 하고 싶은데도 되게 또 한편으로는 거기서 뭔가 이렇게 계속 뭔가 비틀고 싶은 마음이 나를 되게
최재원 22:42 계속 계속 계속 문을 두드려서 나는 그래서 최근에는 아예 좀 평이하고 그냥 그런 헷갈리잖아 아까도 왜 이 사람 화자가 누나라고 불렀다가 형이라고 불렀다가 뭐 그런 것들이 있는데 되게 헷갈리잖아 근데 그런 거 말고 뭔가 아예 평이하게 전혀 독자가 헷갈리지 않는 뭔가를 아예 별개로 써보고 싶다. 그런 생각도 했어. 너무 이 욕망이 강하니까 이 욕망을 아예 누르고 그런 게 없는 거를
최재원 23:15 써보면 오히려 이거가 더 확실해질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뭘 비틀고 싶은지.지금은 그냥 그냥 비틀고 싶어. 무조건 그냥 그냥 이렇게 비틀지 않고는 못 쓰겠는데 그래서 이거를 좀 이거를 relieve하면 여기서 좀 내가 원하는 실제로 진짜 비틀고 싶은 부분이 어딘지를 좀 정확히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문호영 23:42 그래서 나도 지금 만약에 내가 뭔가 이번 한 번으로 내가 제대로 말해야 된다라고 생각하면 계속 막 여러 버전을 만들고 싶은 거야.그래서 이렇게 하게 되는데 또 모어 님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모어 님은 나라고 말하는 거에 대해서 약간 스스럼이 없다고 느껴졌거든.
문호영 24:04 그리고 내가 편집자한테도 들은 말이 그러니까 편집자는 나를 만난 적도 몇 번 있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니까 이런 내가 하는 여러 이야기들이 흥미로운 점이 있는데 근데 다른 글로만 나를 보는 사람들은 이 글 쓰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할 것 같다. 그래 솔직히 나에 대해서도 좀
문호영 24:30 나로 말하는 글쓰기를 좀 더 해달라 이랬거든 내가 지금은 약간 그냥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서 페르소나가 나오면서
문호영 24:41 얘가 뭐 뭐를 했다. 이런 식으로 막 쓰고 있으니까 그래서 뭔가 무한 글쓰기를 읽으면서 그렇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또 이렇게 나로 쓰는 거에 대해서 나는 조금 약간 지치고 약간 신물 난다 이런 느낌이 있었는데 이것도 그렇게 뭐랄까 내용에 따라서 정말 재미있기도 하구나 라는 생각해
김괜저 25:05 그리고 우리가 지금 공통점이 다 지금 써야 되는 책이 에세이라는 점이 똑같은데.다 이제 근데 에세이에 대한 입장이 다 다르잖아 나는 에세이를 한 권 쓰고 두 번째 에세이를 쓰는 거고 호영은 에세이로 데뷔를 준비하는 거고 이제 최재원은 시인이다가 에세이를 쓰는 거니까 굉장히 다르고 에세이라는 것도 그 안에서 너무 다르고 근데 나는 방금 얘기한 그런
김괜저 25:31 에세이가 되게 그렇게 좀 통성명을 해야 되는 장르라는 점이 제일 다른 것 같아 그러니까 시는 그냥 작품만 떼어서 순서 무관하게 작품만 떼어서 이 사람이 누군지랑 거의 무관하게 이제 읽어질 수가 있고
김괜저 25:49 좀 사람들도 친절함을 기대하기보다는 그 안에 있는 세계를 기대하면서 이제 시집을 읽는데 또 소설은 또 소설만의 다른 통성명 방식이 있고.근데 우리는 에세이는 되게 어떻게든 그러니까 심지어 통성명 안 하고 얘기를 한다는 것도 되게 좀 conscious한 초이스잖아 그냥 되게 불친절하게 가겠다고 하면 할 수는 있지만.나는 되게 에세이를 쓰기 전에 많이 읽으면서
김괜저 26:15 한국에서 주로 에세이라고 통용되는 것도 많이 읽었지만 역사 책이라든지 그런 논픽션 책들을 많이 읽으니까 장르마다 독자랑 어떻게 처음에 악수를 하면서 시작할지가 거의 장르를 결정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들어가는 문이 그렇게 돼 있는 게 다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많이 든 것 같아.나는 내가 글 쓰는 글 안에서의 내러티브나 이런 걸 구성하는 방식은 훨씬 소설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서 쓰거든 근데
김괜저 26:46 나라는 사람을 인사하면서 거기서 출발해야 된다는 점 때문에 에세이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고 그래서
김괜저 26:55 첫 번째 책이랑 두 번째 책이 또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있고
김괜저 26:58 그런 것 같아
김괜저 27:00 만약에 근데 또 나는 그런 것도 있어. 많이 읽으면서 미국은 또 memoir가 되게 많잖아 그래서 미셸 오바마의 memoir를 읽는단 말이야 오바마는 되게 포에틱하게 시작할 수 있어.예를 들어서 시작점은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는 생각나는 신 하나는 영부인 생활이 끝나고 나서 자기 시카고 자기 동네로 돌아와서 자기 차에서 편하게 드라이브스루로 해서 버거킹인가 뭔가 먹는 장면이 있어
김괜저 27:29 그 사람한테 우리는 미셸 오바마가 누구인지 아니까 그 장면이 이제 poignant 하지만 내가 그 얘기를 시작하면 아무도 nobody cares 네가 누군데 이렇게 생각하잖아 그러니까 이게 memoir는 유명인이 글을 쓰는 거는 그렇게 다를 수밖에 없구나 나는 유명인이 아니구나. 이걸 되게 나는 겸허히 받아들여
김괜저 27:53 유명인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면서 다르구나라고 생각했던 그런 적이 있었어.
문호영 27:58 근데 그래도 두 번째 책이니까 이미 한 번 통성명을 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도 않아?
김괜저 28:05 그럴 수도 있긴 한데 나는 실제로 같은 독자들한테 통성명을 했기 때문에 이제 1권을 읽었으니까 1번을 읽으세요라는 마음은 전혀 들지 않고 왜냐하면 그 정도의 뭔가 엄청난 책도 아니었을 뿐더러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고 대신에 그냥 내 마음속에서 조금 통성명이 됐다고 그냥 치자라고 할 수 있는 능력은 좀 늘어난 느낌 1편에는 진짜 그러니까 나는 호영은 되게
김괜저 28:31 다양한 목소리를 막 내고 싶은데 약간 편집자도 그렇고 독자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생각해야 된다고 했지만 나는 되게 반대인 게 나는 나는 첫 책 쓸 때도 우리 편집자 이상으로 독자를 걱정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는 이미 누가 들어줄지를 너무 우려한 버전으로 늘 첫 책 그냥 첫 한마디부터 그렇게 나와 그래서 그걸 어떻게 더 풀어내고 더
김괜저 28:56 좀 내 안에 있는 것 중에 진짜 계속 부싯돌을 켜서 폭발을 해야 에너지가 생기지 알아서 막 폭발하고 있지 않아 전혀 그래서 되게 이번에는 그런 통성명을 해야 된다 아니면 내가 누군지에 대해서 신경 써야 된다 이런 거를 최대한 내려놓고 좀 내 안에서 하고 싶은 거를 많이 해보는 글을 쓰고 싶다. 그게 좀 더 목표인 것 같아.
최재원 29:19 좀 신기한 게 괜저 책을 읽어보면 다 나에 대한 얘기잖아 그리고 어떻게 보면 되게 사적인 얘기 연애 얘기 그런 얘기가 되게 많고 근데 구성 자체는 되게 소설적이란 말이야 그리고 괜저가 되게 어떻게 보면
최재원 29:39 우리 중에서 제일 공인이니까
최재원 29:45 완전 그 뭐라 네임드? 그리고 굉장히 그러니까 그리고 공적인 그래서 항상 얘기를 할 때 나랑은 너무 오래 만나서 어떻게 보면 좀 사적 자아에 더 가깝지만 그 심지어 나에게 조차도 어떤 사적 자아를 이렇게
최재원 30:09 adorn 하고 되게 이렇게 그것을 항상 이렇게 완전히 마음을 놓지 않고 뭔가 이걸 오가는 그런 느낌이 들고.나하고도. 근데 그거를 나에게 그런 감정을 숨긴다 이런 느낌이 아니라 그냥
최재원 30:30 그거 자체가 얘의 코어인 거야 그렇게 어떤 공적인 면과 사적인 면을 이렇게 잘 컨트롤을 되게 잘한달까 바운더리가 있고 그리고 뭔가 성민에게는 뭔가 항상 그런 유머에 대한 뭔가 유머로 이렇게 이렇게 뭔가 결계를 쳐
김괜저 30:58 맞아. 정확해
최재원 30:59 그런 느낌이
최재원 31:00 있는데 그래서 그 책이 되게 사적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되게 소설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고 이렇게 꾸민다는 게 이렇게 막 뭔가를 manipulate 하는 느낌이 아니고 뭔가
최재원 31:19 약간 창조적인 느낌이 더 많이 들어.근데 호영 글도 그렇고 내 글도 그렇고 오히려 껍데기는 더 소설적이고 항상 뭔가 다른 캐릭터를 빌려서 나라고 쓰더라도 얘는 일단 소설적 자아고 아니면 아예 이름을 또 새로 만든다든가 굉장히 겉은 되게 소설인데 하려는 말은 다 너무 진실만을 말하고 싶은거야.그래서 너무 진실만을 말하고 싶은데 또 나를 다 드러내는 건 너무 두렵고 그래서 되게 고통을 받다가 그래서 계속 약간 비틀기도 하고
최재원 31:55 더 소설적 장치를 더하기도 하는데 너무 진실에 가까운 거야 그런 면이 좀 있는 것 같아
김괜저 32:03 그러니까 나는 이게 특히 재원이랑 나랑 첫 책을 비슷한 시기에 출간을 해서 사람들 반응도 같이 보고 이랬다 보니까 되게 뚜렷하게 느껴지는 게 사람들이 나한테는 솔직하다고 하는데 아무도 최재원을 보고 솔직하다고 하지 않거든.왜냐하면 너무 당연하게 솔직한 거는 뭔가를 이겨내고 얘기를 해야 솔직한 건데 나는 내 안에 있는 억눌린 거를 이렇게 펴가면서 겨우 솔직하게 한 마디를 한면 사람들이 솔직하다고 하는데
김괜저 32:30 최재원은 오히려 그런 게 아니라...그러니까 그 차원의 얘기가 아닌 거지 그냥 지금 심지어 마음속에 있는 걸 꺼내고 이런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아. 최재원이 그냥 그 시를 만드는 창조의 과정을 했다라는 게 있을 뿐이지 뭔가 그 안에 있는 심정? 심정이라는 단어가 안 어울리는 것 같아.그러니까 감정이나 느끼는 인상이나 세계에 대해서 내가 생각한 것들 이런 거는 어울리지만 심정이라는 게 안 어울리는 것 같고.
김괜저 32:59 그래서 아까 우리 얘기하던 출발점으로 돌아가는데 어떨 때 글을 쓰고 싶냐라고 하면 나는 뭔가가 내 마음속에서 모순이 느껴지고 그게 부끄럽거나 좀 민망하거나 창피하거나 이런 느낌을 받을 때 내가 어떻게 해보려고 했는데 그런 게 실패하거나 수포로 돌아갔을 때 이럴 때 겸허해질 때 그럴 때 글이 제일 쓰고 싶어 왜냐면 누군가는 그런 경험을 했겠지라는 거를
김괜저 33:24 알고 싶고 그 사람이랑 이제 커넥트 하고 싶고 그 사람이 있다면 내가 지금 이렇게 민망한 상황이지만 나랑 같이 민망한 거를 나를 봐주면서 같이 좀 내가 redeem 되겠지 내가 다시 좀 구해지겠지 이런 마음으로 글을 쓰는 것 같아.
최재원 33:42 근데 나는 생각해 보면 되게 어떻게 보면 나는 바운더리가 되게 이렇게 확 무너지는 스타일이라서 특히 시는 약간의 그 연막을 칠 수 있잖아 그래서 그 연막을 방패 삼아 되게 오히려 좀 쏟아낸 것 같은데 내 느낌은 예를 들어서 <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도 되게
최재원 34:08 완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썼거든. 그렇지 완전 굉장히
문호영 34:19 근데 그건 한편으로는 우리가 재원을 실제로 만나고 아는 사람이라서 그렇게 느낄 수 있는 것 같고 정말 그냥 최재원이 갑자기 어떤 등장한 시인이잖아? 그래서 그런 입장에서 보자면 이런 뭔가 작품의 어떤 풍경들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물론 그 안에는 이제 작가 본인의 욕망이나 이런 것도 담겨 있겠지만
김괜저 34:44 그리고 어쨌든 에세이가 아닌 시이기도 하지만 그 시의 내용이나 표현 방식 자체가 그 작가와 이 화자를 헷갈리게 하지는 않아.그러니까 이게 최재원이라는 사람이 이런 경험을 하면서 이런 책을 쓴 걸까라는 생각이 거의 안 드는 것 같고 그냥 그저 시로 읽히는 그게 있는 것 같아.근데 그게 연막을 사용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어.
최재원 35:11 편집 단계에서 좀 많이 쳤어
김괜저 35:14 원래는 막 4월 5일에 삼청동에서..?
최재원 35:18 당연히 그렇지는 않았었지. 처음에 쓸 때부터 나는 약간의 추상 없이는 글을 쓰기가 되게 어렵고 뭔가 감각적인 거 나의 진실 그래서 나는 평이하게 뭔가를 이렇게 쭉 얘기하는 게 되게 어려워 어디서 밥을 먹었고 얘랑 무슨 얘기를 했고 이렇게 잘 말을 못 쓰고 되게 그 당시에 느꼈던 뭔가 색깔
최재원 35:43 여기서 보였던 뭔가 빛 얘 코에 맺혔던 그런 햇살이 삼각형으로 들어온다든지 아니면 내가 그 당시에 생각했던 뭔가 얘를 묶고 싶다. 뭐 이런 감정 그런 게 이렇게 이렇게 혼합이 돼가지고
김괜저 35:57 묶고 싶다? 묻고 싶다?
최재원 36:01 Tie. 묶고 싶다.
김괜저 36:03 묻고 싶다고 느꼈을 수도
문호영 36:05 하긴 그것도
최재원 36:06 그것도 그런 감정 그런 것들이 이렇게 그리고 약간의 좀 형이학적인 거 이런 것들이 다 섞여가지고 느껴지기 때문에 그런 어떻게 보면 쓸 때부터 좀 연막은 아니고 그게 나의 솔직히 되게 보면 내가 실제로 느끼는 거지.
최재원 36:30 근데 아까 말한 것처럼 나를 아는 나나 다른 친구들은 이거를 얘가 맨날 '삼각형 되고 싶다' 이런 타령을 하니까 무슨 말인지 알지만 독자가 보기에는 진짜 이게 무슨 말이지 완전 이거는 화자가 시인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문호영 36:53 괜저는 심지어 그 매 챕터의 제목이 '나는 뭐뭐를 했다' 이거잖아. 그러니까 솔직하다고 생각하지 사람들이
김괜저 37:00 그런 되게 근데 그게 나는 사실은 내가 어떻게 느꼈다까지 아니면 내가 이것저것을 어떻게 생각한다는 거를 표현하기가 어려워서 내가 뭘 했다는 걸로 시작하기 위해서 예전에 옛날에 그 방식으로 그 습관을 들인 거긴 하거든.근데 점점 이제 글을 쓰면서 내 생각도 좀 더 말하기 시작하고 그러니까 처음에는 행동만 말하다가
김괜저 37:26 조금 그러니까 블로그 한 3년 차부터는 내 생각을 얘기를 하다가 한 6년 차부터는 내 감정을 얘기를
최재원 37:35 나랑 반대야 반대야
김괜저 37:38 최재원은 알 거야 이게 내가 얼마나 감정이 없다가 감정이 생기고 있는지를.되게 순서가 그런 식으로 진행되는 것 같고 그래서 나는 지금 감정 뒤를 좀 지나서 다음 책에는 재원이랑 비슷한 부분은 뭐냐면 좀 그런 형이?학까지는 아니더라도 철학적인 그런 생각들이나 그냥 관념으로 갖고 하는 놀이라든지 좀 그런 단계에 좀 가고 싶은 마음이 이제는 좀 드는 것 같아.
김괜저 38:08 지금까지는 너무 현생이 너무 복잡해서 나라는 사람이 누구고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이 너무 커서 좀 즐기지를 못했다 하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좀 너무 글쓰기를 내 개인 테라피 같이 사용을 많이 했다라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도 그러긴 하겠지만 좀 책은 좀 그 이상 그냥 그 이상이라고 할 수도 있고 이하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냥 좀 가벼운 재미를 많이 느끼고 싶다는 게 더 큰 것 같아.
문호영 38:37 근데 그 말이 되게 신기한 게 괜저는 이제 경험을 해야 글을 쓸 수 있다고 했잖아 근데 그럼 어쨌든 몸을 거쳐서 글이 나오는 건데 그것에 대해서 그동안은 주로 이제 어떤 현상이 일어났음. 그러니까 무슨 일을 했음. 이렇게 설명을 해 왔고
문호영 38:55 그러니까 내 몸 안에서 일어나는 어떤 뭔가 그런 느낌이라든가 어떤 움직임이라든가 또는 재원이는 약간 그때 보였던 것들 뭐 향이나 뭐 아무튼 그런 것들을 촉감이나 이런 걸 설명하는 데 비해서 그런 좀 더 analytical 한 방식으로 설명을 하면서도
문호영 39:19 그래도 이게 나는 경험이 있어야 글을 쓸 수 있다 라고 표현하는 게 신기하게 느껴져
김괜저 39:26 근데 나는 내가 소재를 수집하고 표현 방식을 터득하고 글을 쓰는 방식이